식객맛집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흐리고 이따금씩 비가 내려 어둑거리고. 가끔으로 흩어지고.

이 작은 카페가 더욱 달콤하기 위해서라면, 이 작은 카페의 초콜렛이 더욱 부드럽기 위해서라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 여름이 가는 자락이 느껴지더라도.

서면의 에누

 

 


예쁘고 좋은 머신, 예쁘고 좋은 설탕, 에누의 공간에는 예쁘고 좋은 것들이 넘쳐난다.

더 달콤해지기 위한 준비. 더 예쁘고 좋음이 되기 위한 전초.

 

 

 

예전 살던 집을 닮은 계단, 복층의 오름길 위에는 조금 더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이 있었다.

가장 높은 곳임에도 천장과 맞닿은 포근거림, 그 집처럼 잠이 쏟아질 것 같다. 에누의 1.8층

 

 

 

오래된, 까끌하게 낡은-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에누를 메우고 있었다. 간질거린다. 세월의 향기.

 

 


다시 아래의 공간, 가장 단단해보이는 흑목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무언가, 고단했던 것 같다. 에누에 간 날에는.

요즈음의 나는 내가 아닌 것처럼 쓰러지듯 잠이 들고, 또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듯 일하고

내가 사랑하는 공간도 못 지키고, 내가 보듬어야 할 사람들도 마음에 두지 못했다.

오로지 저만 생각하며 흘러가는 날들이, 문득- 문득으로 아쉬웁다.

에누에 간 날에는, 무언가 고단했던 것 같다.

 

 

 

벨지안 초콜렛, 다크

 

 

 

코코아 파우더가 솔솔 뿌려진 아래로, 말랑거리는 한 덩어리의 생크림, 녹여낸 벨기에산 초콜릿

속을 아련하게 하는 달큼함. 진짜 초콜릿에서는 끝즈음으로 산미가 느껴진다.

 달콤함, 새큼함, 그러므로 달큼함

 

 


아메리카노

한 사발의 쯔비벨에 담겨진 아메리카노, 꼴딱꼴딱- 열심히 홀짝이더라도, 아쉬웁지 않은 양으로.

 

 



 

 


에누의 브라우니에서는 모양과 향기와 형태가 비슷한 나의 사랑, 그 곳보다 조금 더 단단하고 꿋꿋한.

에누만의 꼬독꼬독함이 느껴진다. 처음으로부터 쫀득하고, 흐름으로써 쌉쌀한.

 

 


 나는 누군가에게 초콜렛이고 싶다

처음으로부터 쫀득하고, 흐름으로써 쌉쌀한, 그럼에도 내내 달콤한.

 

et nous, 우리가 달콤해지기를 원하는 나의 목소리

avec nous. 우리가 함께하기를 원하는 나의 목소리

 

나는 누군가에게 초콜렛일 수 있을까

 

 

지도et nous

부산 부산진구 전포1동

부전도서관과 맥도날드 맞은 편, 중앙중학교와 던킨도너츠 사잇길로 직진

카페따뜻해-애드오그램-전포성당 지나 프롬나드 사거리에서 중학교를 끼고 좌회전

카페 수다를 끼고 우회전하면 타박타박을 지나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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