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오르다가

업종 커피점/빵집/기타 글쓴이 키슬리 http://m.blog.naver.com/sagesselee
주소 부산 중구 중앙동3가 오르다가 전화번호 --
등록일 12-05-22 평점/조회수 1,716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네게 흐르는 길.

 

길을 걸었다.

어디쯤 왔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아무 것도 가늠할 수 없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

걸음걸이가 제대로 되었는지, 걷는 속도는 제법 빠른 편인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혼잣길.

 

내가 바라는 것은 때로 아주 거대하고, 또 한 때로는 아주 소소하여.

혼자 걷는 길에 나란히 걷거나, 아님 한 폭 즈음 먼저 걸어 내게 아늑한 등이 되어줄 사람.

걷는 보폭이 넓어 뒤에서 내 종종걸음 발소리가 들리거든, 조용히 발걸음을 늦추어 줄 사람.

 

그 길목, 네게 흐른다면 참 좋을텐데.

 

 



중앙동이 언제 이토록 반짝이는 곳이 되었을까.

 문학과 음악, 잠자고 있던 문화가 살아나는 중앙동은. 고이고이 숨겨 놓았던 감칠맛을 조금씩 내어놓는다.

거리마다 작은 작품을 걸어놓는 곳, 맛있게 커피를 볶는 곳들이 아담아담 들어서서.

또아리를 틀 듯 오르는 소라 계단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오고픈 거리가 되었다.

깡통시장에서 맛있고 오독오독한 과자들을 사고, 남포동에서 이승기가 먹은 옆집(!)의 원조 호떡을 먹고.

좋아하는 두부가에서 두부버섯밥을 먹고, 야금야금 산책하듯 걸어와 커피를 마시면 딱 좋은 거리에.

딱 좋은 거리가.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좋은 정수 시스템과. 한 사람이 움직이고 커피를 내리기 좋은 아담한 바.

계단을 오르내리며 숨을 고를 즈음, 계단에서는 1층. 위에서는 지하. 아래에서는 2층즈음 되는 카페의.

오롯히 빛나는 불빛과 그 사랑스러운 이름에 끌려 꼭 들러야지 했던 카페의 이름은. <오르다가> 

 

 



단촐한 메뉴가 좋다. 남들 하는 것, 이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구색갖추기보다는 이런 편이 좋다.

커피에 마음을 쏟는 남자 마스터의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그리고 약간의 티. 조금 곁들일 와플.

<오르다가>를 이루는 먹거리란, 그 것으로 충분하다.

 

 




멀리, 익숙치 않은 모양의 로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블라인더 안 계단 사이로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사람들에 어쩐지 모를 안정감이 느껴졌다.

 




하얀 빛, 그리고 나무. 계단 옆 카페를 이루는 것은 최소한의 움직임. 그리고 커피.

 

 



요즈음 마음처럼 까슬까슬하지만, 보기보다 편하였다. 그랬다.

 

 



윤이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오르다가>의 아메리카노는 쫀득하고 강인하고, 깊은 남자 사람의 맛.

계단 위의 카페가 좋아 들어간 <오르다가>에서 기대보다 훨씬 맛있는 커피를 접하고.

맛있다! 를 연발했다. 맛있다!

 

 




키슬리의 카푸치노.

요즈음은 좀 말랑말랑한 커피가 좋다.

<오르다가>의 카푸치노에서는 세련되고 깊은 남자 감성이 느껴진다.




 

 

카푸치노의 끝이 조금 싸한 느낌이 있었는데, 갑자기 에스프레소 추출이 나쁘다며 내어주신 상그리아.

맛있게 카푸치노를 마셨지만, 시원하고 달콤상큼한 상그리아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르다가>의 상그리아에서, 여름밤 맛이 난다.

여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지도오르다가

부산 중구 동광동

중앙동 40계단의 중간 즈음.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