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밀크랩

업종 커피점/빵집/기타 글쓴이 키슬리 http://m.blog.naver.com/sagesselee
주소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220-10 전화번호 010-2857-0760
등록일 14-08-21 평점/조회수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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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part.1 마음을 주는 사람.

​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니 그렇다기보다 사실은. 나는 지금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꼭 그것이 사랑하는 연인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아주 조금, 각박해지고 있단 마음이 불쑥 찾아왔다. 좋아하는 마음, 고맙고 미안한 마음. 그런 마음이, 꼬독꼬독 말려놓은 생선처럼 야위어가는 것이. 나는 어쩌면 그 누구에게도 마음 주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닐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마음을 몰아내는 것이 아닌가 하고.

​ 나는 내가 조금 더 소근소근했으면 좋겠다. 마음을 잔잔히 늘어놓을 줄 알고, 아주 작은 것에 고마워하고, 또 작은 것에 미안해하고, 큰 것에는 되려 내색치 않고 담대한 사람이. 답답한 마음에 고래고래하지 않고, 섭섭한 마음에 펑펑거리지 않는 잔잔한 파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조금 더 조근조근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게 보내는 작은 목소리의 진심을 크게 볼 수 있는 조금 더 낮은 목소리와, 조금 더 부드러운 바라봄이. 문득 흐르듯 불어 기분 좋은, 참 잔잔한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part.2 나는 네게 살큼살큼해.

 

​ 부산에 내내 있는 법이 없어 사람을 만나기가 참 쉽지 않다. 부산 타향 살이를 끝내고 다음 달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광주인!을 서면에서 만났다. 비토에서 바질이 가득 들어가 푸릇푸릇한 파스타를 먹고, 지나다가 공사하는 것을 두어번 본 기억이 있는 카페를 찾았다. 서면의 <밀크랩>.

 입구와 카페 곳곳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글씨, 인테리어. 스텐의 날카로움과 백색의 부드러운 조화가 눈에 익은 카페는, 어디어디에도 있는 곳인가 싶었더니 아직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의 카페들은 다른 곳에도 또 생길 것처럼, 처음부터 꼭 맞아 떨어지는 깔끔함이 있다. 나는 그런 깔끔함이 낯설다. 새로운 카페라면 어쩐지 조금 익숙치 않고, 완벽하지 않고, 어색한 구석이 있어야 제맛이다. 그 불완전한 공간이 많은 사람들과 시간들을 지나 조금 더 맨들맨들해지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완벽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반질반질해지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이다.

 <밀크랩>은 도지마롤 스타일의 신선한 크림을 가득 넣은 롤케익과 아이스크림과 빙수의 중간 즈음에 있는 플레이크를 파는 달콤집이다. 파스퇴르 우유로 인공의 첨가물 없이 만들었다는 프레이크는 대패로 간듯 사각사각한 모양새가 눈을 시원하게 했다. 어린 시절 먹었던 서주 아이스크림을 기억하며 만들었다는 플레이크가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함께 나오는 판나코타를 곁들이면 조금 더 달콤하고 쫀독해진다. 무겁지 않고, 먹고 나서도 입이 끈적하지 않은 깔끔함이 마음에 들었다. 

 우유 함유량이 99.6%라 구구롤이라는 롤케이크는 가벼운 듯 산뜻한 크림과 무겁지 않은 시트가 조화롭다. 조금 더 쫀쫀한 시트와 탄력적인 크림이 취향이지만, 스치듯 지나는 사람들과 빠른 흐름의 서면이라면 <밀크랩>의 맛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사실은 많은 것이 내 바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도밀크랩

부산 부산진구 부전2동

주소 :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220-10

전화번호 : 010-2857-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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