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그림하우스

업종 커피집/빵집/기타 글쓴이 키슬리 http://m.blog.naver.com/sagesselee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구덕포길 64 전화번호 010-2939-7774
등록일 14-12-11 평점/조회수 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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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part.1 돌아가고 싶은 때가 없는 것.

​ 원래 티비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그게 본방송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번 주에 본 SNL 강용석 편에서 마지막으로 한 이야기에 끄덕거렸다. 행복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돌아가고 싶은 때가 없는 것' 이라고 정의했다. 힘들게 보낸 지난 날이 있어 지금의 당신이 있고, 돌아가고 싶은 때가 없는 지금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언제 가장 즐거웠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10대의 마지막 즈음, 혹은 20대의 처음 즈음. 그 때의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싱그러웠고, 조금 덜 철들었지만, 조금 더 많이 생각했으니까.

 

 그 때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어본다면 아니. 아니. 나는 그때보다 조금 덜 상큼하고, 조금 더 철들었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 날들의 나처럼 청록이 무성한 숲은 아니지만, 붉을 것은 붉어지고 물들 것은 물들어지는. 나는 지금 지금 가을을 향해 가는 중이다.

 

 우리의 가을이 조금 더 풍성한 곡식과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 숨은 곳간에다 그 곡식과 열매를 차곡 차곡 담아 놓았다가 시장할 즈음 언제든 야금 야금 꺼내먹을 수 있도록. 그렇게 조금 더 추워질 겨울을 현명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part.2 가을에 어울리는 그림.

​ 동부산 관광 단지가 어느 새 틀이 갖춰지는 것이 덜컥 두려워졌다. 타지 사람들이 해운대, 광안리 할 때 부산 사람들이 숨을 수 있는 곳, '우리 나와바리' 송정 아니었던가. 주말이면 각지에서 몰려와 맛있는 식당과 카페에는 줄을 서고 벌써부터 웅성웅성대는 것이 심상치 않은데. 우리는 또 어느 바다 마을로 숨어 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림하우스>는 그 반짝이는 송정 바닷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 광어골을 내려와 습관적 좌회전 아닌, 의지적 우회전 해야 만날 수 있는 바닷길 카페다. 팬션과 빈티지 가구샵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제법 큰 규모에다 안으로 살금 들어가 있는 구조라 지나면서도 내내 바라보기만 했던 그 카페가, 이렇게 이따금 그리운 곳이 될 줄.

 

 북유럽 스타일의 식기와 빈티지한 소품으로 볼거리 충만한 그 카페는, 바다가 꺾어질 즈음에 앉아 먼 발치 해수욕장과 가깝고 깊은 바다가 어우러져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풍경 참 멋드러진다. 그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 있노라면 '수족냉증 불사하고' 마음을 한껏 내려놓게 되는 것이었다.

 

 직접 구운 크랜베리 호두식빵에다 홈메이드의 호두 메이플 크림치즈를 곁들이는 브레드 세트가 일품이다. 기대하지 않아 더 맛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보돌보돌한 식빵과 직접 만들어 투박한 맛인 크림치즈란. 함께 홀짝이는 묵직한 아메리카노나 피곤한 날 새큼새큼한 레몬티란.

 

 그 카페의 그림에 가을이 스며든다. 우리는 오롯이 가을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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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하우스

대한민국

​주소 :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구덕포길 64
​전화번호 : 010 2939 7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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