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CAFE 686-6

업종 커피집/빵집/기타 글쓴이 키슬리 http://m.blog.naver.com/sagesselee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면 모전2길 19-5 전화번호 051-727-6883
등록일 15-10-22 평점/조회수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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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보상 심리, <CAFE 686-6>


​카페 이야기에 보상 심리란 거창한 단어가 어울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이 동할 때가 있다. 많이 돌아다니는 일을 하니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도 돌아다니는 것과 잘 맞는 편이지만. 오랜 시간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다독이고, 또 처음 만나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녹녹치 않을 때가 있다. 그 곳에 있을 때는 몰랐던 피곤함이 부산을 내려오는 길에서부터 두 어깨 묵직하게 몰려든다. 곰 한마리, 아니 곰 두마리, 아니 곰 세마리. 가득 메고 내려오는 날- 그리고 며칠 간의 쉼. 그 쉼에 보상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피곤하면 좀 집에서 쉬면 될텐데, 이상하리만큼 그게 잘 안 되어서. 든든한 것 먹고, 따뜻한 커피 함께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도- 왠지 어딘가에서 더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나는 충분히 다독여주었으니, 누군가에게 그런 것. 받고 싶은 것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또- 더한 달콤함. 그런 마음 넘치게 받아야만, 또 나눠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 안에는, 나만의 '카페 마일리지, 혹은 따뜻 마일리지'가 있다.


 

따뜻 마일리지! 넘치게 받고 싶어서, 불현듯 생각나 찾아간 곳. '불현듯' 생각났다고 하기에는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지만, 그래도 왠지 오고파서. 이 옆집, 좋아하는 디저트 카페인 <빠리봄> 오는 길- 눈여겨 보았던 담장 너머 카페에 들렀다. 그 카페는 느즈막히 문을 열고, 조금 일찍 닫는 동네의 달콤한 카페다.


 

여름이 오는 것 같지 않게, 반팔을 입은 것이 어색하다 느껴질만큼 선선한 날씨였지만 카페 안은 햇볕으로 가득했다. 포근한 기운은- 어쩐지 계절이 거꾸로 돌아 봄인 듯 느껴진다.


 

도심의 카페보다는, 양사방으로 풀잎색이 그득한 카페가 더 좋다. 그것은 나만의 마음이 아닐 것이다.


 

앞 집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지 연신 뚝딱이었지만,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는 그것과 별개인 듯 느껴졌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시간의 카페는 자유롭다. 나는 이런 어중간한- 잔잔함을 좋아한다.


 

<CAFE 686-6>, 새롭고 조금 더 간단한 주소가 생기기 전. 모전리- 라는 이름이 붙을 때의 번지수가 그 카페의 이름이 되었다. 동그라미가 많은 숫자의 이름이 왠지 친근해서 주소를 단박에 외웠다.


 

메뉴를 보다가 멈춰섰다. 우리 밀과 우유 버터, 동물성의 생크림과 천일염, 건강한 달걀로 만드는 그 카페의 디저트는 화려하지 않지만 좋은 마음과 좋은 재료로 만든다는. 참 고마운 설명이 들어 있었다.


 

오늘의 케이크는 모두 판매되어, 유일한 디저트를 골랐다.


 

언제나 그렇듯, 대부분 날엔 따뜻한 커피 : 그 카페의 플랫화이트는 살금살금,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오는 날, 한 잔 하면 참 좋겠다 싶은 고소한 커피.


 

따뜻할 때 얼른, 짭짤한 버터를 발라 먹어야 한다는 설명을 곁들인 바나나 브레드. 버터를 바르면 스르륵- 흔적 없이 녹아든다. 그 자체의 맛이 좋아 버터 바른 한 입 먹고, 나머지는 곁들이지 않은 것으로 야금야금 베어 물었다. 바나나향이 달콤하게 뭉글거린다.  

 

 

바람에 흩날리는 해바라기, 작지만 알차서 좋아하는 잡지인 컨셉진, 정관의 햇살과 그 사이 푸른 잎. 많은 것들이 그 카페 창가에 걸려 풍경이 되었다. 카페 한 켠, 참 예쁜 여름 풍경이 전시되어 있었다. 참 좋은 전시. <CAFE 686-6>.

 

CAFE686-6

부산 기장군 정관면

​주소 :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모전2길 19-5 (구. 정관면 모전리 686-6)

​전화번호 : 051 727 6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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