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구포집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부평동3가 36-8 전화번호 --
등록일 14-02-06 평점/조회수 5 /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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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광어회에서 부산 바다의 푸른 물 향기를 느끼고, 추어탕의 방아잎 향기는 혀끝을 춤추게 만들었으며, 복국의 시원한 맛이 가슴을 흩날리게 하였다네.'

명절 끝에 개운한 국물이 끌려 부평동의 추어탕 노포 '구포집'을 찾았다가 출입문 옆에서 재밌는 글을 발견했다. 구포집에서 맛본 회와 추어탕, 복국의 향미가 "오장육부를 흔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온 길손'이 보낸 편지다.

구포집은 1959년 창업해서 60년 역사에 조금 못 미친다. 지난 2012년 '한식재단'이 펴낸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명불허전의 부산의 노포다.

이날 구포집을 소개한 이창우(63) 부산낚시연합회장은 '구포집 키드'를 자처했다. 인근에서 나고 자라 여태껏 그 자리에 붙박이로 살면서 평생 구포집 밥을 먹어서다. 처음엔 자그마한 추어탕 집이었다가 원도심의 명소로 부상하면서 생선회와 복국 따위 메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고.

이 집 추어탕은 맑은 경상도식인데 유난히 국물이 진하고 건지가 많다. 광어회를 떠 내고 남은 서덜을 우린 국물과 단배추 국물이 조화를 이뤄 심심한 요즘 추어탕과는 비교된다. 옛날식 느낌이 팍팍 나는 것이다. "이 맛 때문에 다른 집 추어탕은 못 먹는다"고 할 정도니!

추억을 되새김질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식당을 둘러보니 좀 전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회사원 차림의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 손님들이 다시 채웠다.

"다들 저처럼 추억 삼아 먹으러 오지요."

그 추억의 신화를 일군 창업자 신가매(88) 여사는 현재 일선에서 물러나고 며느리 노영희(61) 씨가 이어받았다. 행여 변한 건 없을까?

노 씨가 가만히 옥상으로 이끌었다. 장독이 빼곡하다. 모든 식자재는 인근 부평시장에서 가져오고, 장과 젓갈, 김치 따위도 직접 담근다. 창업 때부터 이어진 수제 전통이 그대로다.

게다가 윤영발(59) 주방장이 3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어찌 맛이 달라질 수 있겠나! 종업원들도 경력이 다들 20년이 넘었다. 손님이나 종업원이나 거의 한솥밥을 먹는 '식구'처럼 느껴졌다. 오랜 세월 맛과 전통이 변치 않는 비결일 것이다.

※부산 중구 보수대로 36번길 14-1. 우리은행 부평동지점 뒤편. 추어탕 9천 원, 복국·회비빔밥 1만 3천 원, 광어회 5만 원, 파전 1만 5천 원. 051-244-2146.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09:52:04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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