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함양 본가어탕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사상구 괘법동 557-20 전화번호 --
등록일 11-10-13 평점/조회수 5 /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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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음식도 있다. 비 오는 어느 날 칼칼한 어탕국수가 먹고 싶어 졌다. 이름도 낯설고, 쉽게 찾아볼 수도 없는 어탕국수가 왜 생각이 나는 걸까.

시간을 거슬러 어린 시절 기억이 났다. 여름방학이 되면 큰집이 있던 시골로 자주 놀러갔다. 동네 사람들은 비가 와 물이 불어나면 냇가에 모여 천렵을 했다. 개울에 그물을 치고 잡은 붕어, 미꾸라지, 꺽지에 호박과 풋고추를 넣고 고추장을 풀었다. 뜨끈하고 얼큰한 민물고기 매운탕은 물에 젖은 몸을 훈훈하게 만들어주었다. 특유의 향이 오래도록 맴돌았다. 생선회와 매운탕이 흔한 세상이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다. 민물고기 매운탕에 국수만 말면 바로 어탕국수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러 갔다 어탕국수를 못 먹고 돌아온 게 못내 아쉽던 참이었다. 사상구 괘법동에 어탕국수와 민물매운탕을 잘하는 '함양 본가어탕국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반가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차로 실어온 고기를 수조에 옮기는 모습을 구경했다. 피리, 꺽지, 빠가사리, 모래무지, 은어, 어름치 등 자연산 민물고기가 종류도 많다. 경남 함양에서 통발로 잡은 고기를 일주일 간격으로 가지고 온단다. 이 집 양해용 대표의 고향이 함양인 덕분이다. 산청·함양 일대에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어탕국수집들이 모여 있다. '본가'의 맛이 몹시 궁금했다.

어탕국수 한 그릇을 시켰다. 아시다시피 민물고기는 특유의 비린내가 난다. 어탕국수도 잘못 끓이면 비릿해서 못 먹는다. 이 집 어탕 육수는 진하고 비린내도 거의 안 나는 편이다. 제피(초피)가루를 약간 넣어 먹으면 더 좋다. 국수만으로 섭섭하다면? 걱정 마시라. 밥도 반 공기쯤 서비스로 나온다. 어탕국수는 해장에 좋아 주당들은 술 마신 다음날 꼭 이 집 생각이 난단다. 해장술만 추가로 시키지 않는다면 해장에는 최고로 좋다.

문득 민물 매운탕도 궁금해졌다. 에라, 모르겠다며 시켜봤다. 어탕국수와 매운탕의 육수는 똑같다. 하지만 고기가 많이 든 매운탕에서 더 깊고 구수한 맛이 난다. 매운탕에 든 고기는 민물 출신답게 담백하고 보드랍다. 잘 참다가 매운탕 앞에서 무너져 결국 소주 한 병을 시키고 말았다. 이 집에 오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양 대표는 "우리 집은 100% 민물고기로만 3시간 반을 푹 고아 육수를 뽑는다. 오래 골수록 깊은 맛이 난다"고 말한다. 고기 뼈를 체에 걸러야지, 귀찮다고 믹서에 같이 갈면 텁텁한 맛이 난다.

어탕국수 6천 원, 민물매운탕 대 3만 5천 원, 참게매운탕 중 3만 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2·4주 일요일 휴무. 부산 사상구 괘법동 557의 20. 051-312-4321.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03:01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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