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수라비빔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수영구 남천1동 432-4 전화번호 --
등록일 11-11-09 평점/조회수 5 /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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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발효 양념의 부드러운 맛

비빔국수는 보통 고추장을 기반으로 식초와 설탕을 섞어 기본 양념을 만든다. 거기에 배를 갈아 넣거나 참기름을 첨가하는 등 기호에 맞게 맛을 완성한다. 그런데 이 집의 비빔국수 양념은 고추장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한 칼칼한 맛과 입안에 감도는 은근한 과일의 풍미가 이색적이다.

비빔국수를 주문하자 이내 이봉헌 사장이 면을 삶아 앞치마와 함께 국수 한 상을 내어준다. 앞치마는 비빔국수의 양념이 옷에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작은 서비스였지만 일반 국숫집과 달리 비빔국수 전문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릇 안에는 비빔양념이 자작하니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붉은 양념 위에 중면으로 삶은 국수가 소담하게 올려져 있다. 흰 양파와 붉은 고춧가루, 푸른 상추 등 선명한 색감이 식욕을 자극한다. 듬뿍 들어간 깨소금과 김 가루를 쓱쓱 비볐다. 차갑게 식힌 면발의 탱탱함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중면의 두께 때문에 면발이 더욱 탄력 있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사장이 2년 동안 연구 끝에 개발했다는 양념이었다. 고춧가루의 깔끔한 매운맛 속에, 은은한 뒷맛이 느껴졌다. 이 여운의 맛은 각종 과일 소스를 수 개월 동안 발효시킨 결과였다. 입안을 확 휘어잡는 카리스마의 매운맛이 아니라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는 군더더기 없는 맛이 매력적이다. 이 양념을 만든 이 사장은 사실 카이스트 출신의 생명공학도였다. 마흔을 앞두고 상념이 많았던 어느 날, 강원도 여행길에서 우연히 비빔국수 한 그릇을 먹고 마음이 움직였다. 비빔국수는 면 요리 중에서도 일종의 틈새 같았고, 남들과 다른 맛을 낸다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의 엄청난 반대에도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꺾지 않았고, 결국 7개월 전 이 자리에 비빔국수 가게를 차릴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국수이니 자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의 국수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확신한다고 했다. 좋은 재료 때문만은 아니었다. 양념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이 얼마나 사람 몸에 이로운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의 국수를 먹어본 이들 중에는 변비를 고쳤다며 계속 찾는 이도 있다. 비빔국수를 내걸었지만 함께 나오는 물국수의 육수 맛도 만만치 않다. 순하고 구수한 맛이 평범하지 않았다. 간장이나 소금 등을 사용하지 않고 3가지 액젓으로 만들었단다. 이 육수와 비빔국수의 궁합도 환상적이었다.

비빔국수 4천500원. 물국수 4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일요일 오후 8시). 부산 수영구 남천1동 296의 4. 남천 해변시장 안. 051-611-6372.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09:33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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