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부평동 김치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부평동2가 11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4 평점/조회수 1 /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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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매운맛 좋아하지 않으면 주문하지 마세요."

부평시장 한 귀퉁이의 간판도, 이름도 없는 국숫집. 비빔국수를 주문하자 주인은 강력한 경고를 준다. 매운맛에 자신 있다는 손님 한 무리가 호기롭게 비빔국수를 주문한다. 그들이 국수를 채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며 하는 말. "어제 먹은 술이 확 깨네."

이 풍경을 지켜보며 왠지 모를 긴장감 속에 주문한 비빔국수를 기다렸다. '상상 이상의 매운맛'이라는 주인의 엄포에 두려움이 더해 조금 덜 맵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의 대답. "노력해볼게요."

그 노력은 국수의 양으로 나타났다. 면의 양을 늘려 매운 맛을 좀 줄여준 것. 약간의 안도감으로 국수를 비비는데, 콩나물과 김치도 살짝도 들어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한 젓가락을 떠서 입에 넣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맵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말을 끝맺지 못했다. 말하는 도중에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입안에 확 번졌다. 그래도 음식을 남기는 것이 마음에 걸려 계속 젓가락질을 했다. 입안이 온통 얼얼해졌다. 어찌나 매운지 누가 혀를 자근자근 밟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도 참 신기한 게 매운맛의 화끈함이 찜찜함을 남기지는 않았다. 청양고추의 칼칼한 매운맛에는 뒤끝이 없었다. 보통 매운 음식점에 가면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베트남고추나 후추 등 다른 향신료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집은 청양고추의 화끈한 맛 하나로 깔끔하고 강렬한 매운맛을 낸다.

이렇게 가학적인(?) 음식을 파는 이유는 뭘까? 7년째 이곳에서 장사 중인 권숙 사장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운 국수를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호기심 때문에 멀리서 찾는 이들이 많단다. 매운 양념을 하느라 손이 아플 지경이 되자, 얼마 전에는 많이 못 먹도록 일부러 더 맵게 했는데 오히려 손님이 더 늘었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비빔국수를 안 하고 싶지만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고도 했다.

어쩌겠는가? 그 매운맛에 홀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 듯했다. 비빔국수를 먹고 탈이 나서 병원에 갔다가 다음날 다시 찾는 이도 있었다. 비빔국수의 매력적인 매운맛 때문에 주인의 손은 당분간 편한 날이 없을 것 같다.

비빔국수 3천 원, 김치국수·콩나물국수 2천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일요일 오후 5시). 부산 중구 부평동 2가 11. 부산은행 부평동지점 뒤 . 051-241-1929.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15:54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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