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정혜바지락손칼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사하구 감천동 199-3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4 평점/조회수 5 /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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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바다 냄새 깊은 매생이수제비

부산에 최원준 시인이 있습니다. 이 분, 맛있는 음식을 참 좋아라 합니다. 그에게 "마음이 쓸쓸해 수제비가 생각난다" 했더니 '정혜 바지락손칼국수'(051-208-2244·부산 사하구 감천동 199의 3)라는 음식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송도 바다를 왼편에 끼고 고신대복음병원을 지나면 얼마 안 가 남성한빛가든아파트가 나오는데, 그 앞에 있습니다. 주인 김정혜(42) 씨는 바다 냄새 짙은 전남 영광이 고향입니다.

최 시인은 "칼국숫집이지만 수제비도 깔끔하게 한다"며 한번 먹어보랍니다. 차림표를 보니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매생이수제비로 달라 했습니다. 수제비 나오기 전에 작은 종지에 담긴 보리밥을 먼저 내옵니다. 양념간장에 비벼 먹으랍니다. 밀가루음식만 먹으면 속이 허할 테고, 또 반죽을 펴고 떼 내고 삶고 그러면 시간이 좀 걸리니 기다리는 동안 시장기나 잠깐 면하라, 그런 뜻이 있다는 겁니다. 보리밥알이 가슬가슬한 게 꽤 먹을 만했습니다.

매생이수제비가 나왔습니다. 참, 매생이는 부산 등 경상도 바닷가에선 잘 나지 않습니다. 완도 같은 전라도에서 겨울철에 많이 나는데, 파래 비슷한 녹조류지만 훨씬 가늘고 부드럽습니다. 매생이수제비는 푸른 바다의 색입니다. 그 속으로 수제비가 하얀 살을 언뜻언뜻 내비칩니다. 바다 냄새가 납니다. 최 시인은 "깊이를 모를 정도로 시원한, 바다의 맛"이라 표현했습니다. 매생이는 후루룩 잘도 들이켜지고 수제비는 톡톡 씹힙니다.

쉬이 한 그릇 비웠습니다. 속이 든든한데도 편합니다. 매생이는 오래 끓이면 진이 나와 뻑뻑해지는데 근기가 있어집니다. 주인 김 씨는 "처음엔 시원하고 나중엔 든든해지는 수제비"라 했는데, 그 때문인가 봅니다. 최 시인은 "매생이는 12월이면 본격적으로 나오는데 그때면 지금보다 더 깊고 시원한 맛을 즐기게 될 것"이라 했습니다. 뭐든 제철 것이 제일 맛나는 법이지요. 기대됩니다.

바지락수제비에선 알싸한 맛이 강했습니다. 알싸한 맛이 나야 조개의 맛이 잘 우러난 거랍니다. 조개를 제대로, 많이 썼다는 이야기지요. 매생이든 바지락이든 이 집 수제비는 한 그릇에 5천 원 받고 있습니다. 칼국수도 그러합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16:43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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