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대저할매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강서구 대저1동 332-18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8 평점/조회수 2 / 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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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대저동 '할매국수' 집은 찾기가 쉽지 않다. 부산의 서쪽 맨가장자리, 거기에서 논밭을 따라 난 비포장길을 한참 더 들어가서야 겨우 맞닥뜨릴 수 있다. 대나무발을 둘러쳐 만든 울타리가 인상적인 곳이 바로 '할매국수' 집이다.

차에서 내리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낭만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송이송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포도나무 아래에서 손님들이 양푼이 국수를 연신 맛나게 먹고 있었다. 할매국수 집의 자랑, 포도밭 야외 가든이다.

휴가를 맞아 들렀다는 김연태(42·울산시 동구)씨는 "4천원짜리 국수를 먹는 손님에게 과분한 호사다. 탐스러운 포도송이들이 국수 맛을 더 풍성하게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포도밭 건너 식당의 실내는 후줄근하다. 그 흔한 에어컨도 없다. 출입구 옆 카운터에는 주인 손순연(70) 할머니가 마냥 인심 좋은 웃음을 지으며 손님 맞을 채비를 한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손님이 줄을 잇는다. 모르는 사람과 합석할 각오 없이는 점심을 먹기 힘들 정도다.

할매국수 집에서는 주 메뉴인 국수에다 보리밥, 카레라이스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거기에다 하루 종일 가마솥에서 끓인 추어탕, 선지국, 재첩국 중 하나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반찬도 열무김치, 김치, 도라지, 오이무침 등 20가지가 넘는다.

밥값은 저러고도 남는 게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저렴하다. 어른 4천원, 초등학생은 2천원이고 유치원생은 1천원만 내면 된다. 더 가관인 것은 주인 할머니가 도대체 돈을 달라는 소리를 않는다. 입구에 '요금은 선불입니다'는 표시가 붙어있기에 망정이지 '주면 받고 안 주면 안 받는다'는 심산이다. 선불 표시 역시 '혹시 망하지 않을까' 걱정한 손님이 직접 만들어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 집은 뭐든지 '큼직'하다. 국수를 담는 양푼이도 큼직하고, 국을 푸는 국자도 크고, 반찬을 담아두는 대야도 큼직하다. 테이블도 6~7명은 거뜬히 앉을 만큼 크다. 이런 인심 때문인지 최악의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할매국수 집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주중에는 하루 평균 300명, 주말에는 450명 가량이 다녀간다.

할매국수가 처음부터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 10년 전 천막을 치고 문을 연 할매국수 집은 하루 2만~3만원 벌기도 벅찼다고 한다.

장사에 전기를 맞게 된 것은 4년여 전이다. 주변 공장들의 인부들이 값싸게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할매국수 집을 찾기 시작했다. 싼 값에 양이 푸짐하고 맛까지 뛰어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미식가들의 순례가 이어졌다. 풍성한 인심에 반한 미식가들은 인터넷에 할매국수를 앞다퉈 소개했다.

결국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3년 전에는 140㎡(45평) 부지에 2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어 식당을 확장했다. 식당 옆 495㎡(150평)짜리 포도밭과 330㎡(100평)짜리 주차장도 함께 마련했다.

손순연 할머니는 "식당은 모름지기 손님들이 부담없이 배불리 먹어야 한다"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이 없어 시류에 영합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장사를 더 키운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22:13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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