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강나루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동광동3가 34-2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3 평점/조회수 5 /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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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그 나그네가 술익는 마을로 들어갔다. 이 집 이름은 박목월의 시 '강나루'에서 따왔다고 한다. 소문만 듣고 있던 한 나그네가 '강나루'에 들어갔다. 부산 작가들이 쓴 '오늘의 시'가 벽에 걸려있는 게 눈에 띈다. 15일마다 바꿔 건다니 일년에 24번은 와야 24명의 시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여기서는 "술 못 먹는 시인은 가짜 시인"이란다.

'강나루'는 고추전과 두부구이가 유명하다. 고추전을 시켰는데 역시나 맵다. 땀이 바짝바짝 나 두부라도 집어먹어야 했다. 두부구이 이야기다. 이 집의 바깥주인인 이상개 시인이 어느 날 나이가 들어 원로시인이 되었다. 이 원로시인이 이빨이 나빠져 이제는 옛날처럼 딱딱한 안주를 못 먹겠다고 사모님께 하소연했다. 그러자 남편을 공경하는 안주인 목경희 여사가 두부구이를 만들어 늙은 남편에게 바쳤다. 두툼한 두부 위에 올려진 청량고추가 맵싸하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우리 어머니는 이것보다 두부를 좀 더 파삭하게 구웠다"며 자신의 어머니를 추억한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게 추억이다. 옆 테이블에 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서로 어디 성씨이고, 어느 고등학교 출신이 어쨌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 손님 한 분이 노래를 하겠다고 우리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리워라 그리워라 푸른 물결 넘치는 그곳~.' 막걸리와 함께 넘어가는 추억이 그립다. 중년의 여성이 답가로 '너무나 사랑했기에'를 부르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무르익는다. 오랜 단골이 많지만 처음 온 손님도 반겨줘 나올 때는 친구가 된다. 부산의 격조 높은 문화살롱이다. 고추전 7천원, 빈대떡 두부구이 나막스 각각 1만원.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매주 일요일은 쉰다. 백산기념관 가는 길 첫 번째 골목. 051-246-9577.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30:48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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