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부산포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동광동3가 16-4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3 평점/조회수 1 /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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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친 나그네들이 밥과 술을 마시며 쉬어가던 주막. 부산에 남아있는 마지막 주막과 주모를 만나고 싶다면 중앙동 부산포에 가보시라. '釜山浦'라고 적힌 희미한 형광등 간판이 주막을 알리는 등불 같다.

32년이나 이곳을 지켜온 주모 이행자씨. 그는 그대로이지만 이 집의 이름은 '골목집'부터 '부산포 주막'을 거쳤다. 부산포의 단골 중에는 예술가들이 유독 많다. 청춘을 괴팍한 예술가들 뒷바라지에 바친 이씨가 처음 오는 낯선 손님을 편하게 맞이한다. 과다하게 친절하지도, 무신경하지도 않다. 벽면에 걸린 그림들이 이 집의 역사를 보여준다.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었나…." 모자를 쓰고 담배를 문 주모도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이 집 단골을 따라 처음 간 날 파전도 홍어도 남아있지 않았다. 위층에 먼저 온 화가들이 홀라당 다 먹어버렸단다. 허기를 달래느라 막걸리부터 시키자 감자 몇 알, 미역무침, 달래, 멸치무침, 따끈한 시락국이 들어온다. 감자는 술 마실 때 배를 곯지마라는 이씨의 배려이다. 없는 파전이 더 먹고 싶다. 눈치 빠른 이씨가 달래를 이용해 달래전을 구웠다며 내놓는다. 이름마저 예쁜 '달래전'을 처음 먹었다.

맥주 안주로 내놓는 서대는 정말 예술이었다. 말린 서대를 쪄서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그 생각을 하니 다시 침이 넘어갈 정도다. 그야말로 '대신동에는 동대(동아대), 부산포에는 서대'이다. 사실 서대가 생각나서 며칠 있다가 한 번 더 갔다. 머리가 허연 화가가 주모와 따뜻하게 포옹을 하고 나간다. 그러자 나이가 지긋한 다른 화가들이 서로 "나도 나도"라며 줄을 선다. 해물파전, 나막스, 콩비지찌개 등 거의 1만원 이내이다. 단골들 사이에서는 계산서가 필요없는 집으로 통한다. 영업은 낮 12시∼오후 12시. 일요일에는 점심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 백산기념관 바로 뒤편. 051-246-5014.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31:16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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