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할매곱창
업종 | 글쓴이 | 여기부산 | |
---|---|---|---|
주소 | 부산 남구 문현4동 859-3 | 전화번호 | -- |
등록일 | 11-12-05 | 평점/조회수 | 2 / 2,390 |
본문
곱창, 속을 씹어 속을 채우다
10여 집이 성업 중인 부산 남구의 문현동곱창골목에서는 돼지곱창을 만날 수 있다. 곱창은 돼지의 속, 내장이다. 오후 대여섯 시가 되면 이곳으로 주당들이 모여든다. 그런데 여성 손님들이 절반 이상이다. 오드득 씹는 맛 때문이다. 씹어야 제맛이고, 씹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내장은 다른 고기에 비해 질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질겨야 몸 밖에 있는 것은 제 살로 만들 수 있는 강인함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문현할매곱창(051-646-0726)의 인심 좋은 안득모(71) 할머니는 "돼지 내장을 김해에서 가져온다. 재료를 다듬는 데 4시간여가 걸린다"고 했다. 먹기에 '심한 부분'은 잘라내고, 장만하면서 밀가루로 버무려 잡냄새를 빼내고, 마지막으로 소주를 부어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이놈들을 번철 위에 1차로 굽고, 2차로는 양념을 더해 연탄불 위에서 구워 먹는다. 한 개체의 속이 다른 개체의 속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정과 절차가 꽤 있는 법이다.
곱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대창 염통 애기보 암뽕(오돌이). 이 중 애기보와 암뽕은 암놈에게만 있는 부분. 오돌오돌한 맛으로 인해 '오돌이'라고도 하는 암뽕은 돼지의 자궁이다. 거의 물렁뼈를 씹는 것처럼 오돌오돌하다. 애기보는 암뽕과의 연결 부위로 나선형처럼 꼬여 있으며 역시 쫄깃하다. 대창도 길이가 1.5m에 이르는데 앞, 중간, 뒤 부분이 생김새와 맛에서 조금씩 다르다. 흔히 우리가 아는 기름기가 찬 곱창은 대창의 중간 부분이다. 기름기가 없는 것은 뒷부분.
양념은 집집마다 다르며, 이 집의 것은 1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달지 않다.
처음 씹는 곱창에서 음식물을 소화하는 곱창 본연의 맛이 가시지 않았다. 이것이 고비다. 뚝심 있게 자근자근 씹으면 고소한 맛이 우러나기 시작한다. 이 맛 때문에 이틀에 한 번씩 들르는 10~20대 곱창 마니아들이 있단다.
이 곱창이 얼마나 싼가. 일하는 아주머니가 거들었다. "1인분 6천원, 3인분에다가 소주 2병이면 2만4천원. 얼마나 싸요. 서민의 음식 아인교." 곱창은 연탄불의 향이 배어들어 구수하다. 연탄불 위에서 곱창 익는 소리가 튀고, 곱창도 때로는 튀어 저 혼자서 양념장에 뛰어든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10여 집이 성업 중인 부산 남구의 문현동곱창골목에서는 돼지곱창을 만날 수 있다. 곱창은 돼지의 속, 내장이다. 오후 대여섯 시가 되면 이곳으로 주당들이 모여든다. 그런데 여성 손님들이 절반 이상이다. 오드득 씹는 맛 때문이다. 씹어야 제맛이고, 씹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내장은 다른 고기에 비해 질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질겨야 몸 밖에 있는 것은 제 살로 만들 수 있는 강인함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문현할매곱창(051-646-0726)의 인심 좋은 안득모(71) 할머니는 "돼지 내장을 김해에서 가져온다. 재료를 다듬는 데 4시간여가 걸린다"고 했다. 먹기에 '심한 부분'은 잘라내고, 장만하면서 밀가루로 버무려 잡냄새를 빼내고, 마지막으로 소주를 부어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이놈들을 번철 위에 1차로 굽고, 2차로는 양념을 더해 연탄불 위에서 구워 먹는다. 한 개체의 속이 다른 개체의 속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정과 절차가 꽤 있는 법이다.
곱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대창 염통 애기보 암뽕(오돌이). 이 중 애기보와 암뽕은 암놈에게만 있는 부분. 오돌오돌한 맛으로 인해 '오돌이'라고도 하는 암뽕은 돼지의 자궁이다. 거의 물렁뼈를 씹는 것처럼 오돌오돌하다. 애기보는 암뽕과의 연결 부위로 나선형처럼 꼬여 있으며 역시 쫄깃하다. 대창도 길이가 1.5m에 이르는데 앞, 중간, 뒤 부분이 생김새와 맛에서 조금씩 다르다. 흔히 우리가 아는 기름기가 찬 곱창은 대창의 중간 부분이다. 기름기가 없는 것은 뒷부분.
양념은 집집마다 다르며, 이 집의 것은 1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달지 않다.
처음 씹는 곱창에서 음식물을 소화하는 곱창 본연의 맛이 가시지 않았다. 이것이 고비다. 뚝심 있게 자근자근 씹으면 고소한 맛이 우러나기 시작한다. 이 맛 때문에 이틀에 한 번씩 들르는 10~20대 곱창 마니아들이 있단다.
이 곱창이 얼마나 싼가. 일하는 아주머니가 거들었다. "1인분 6천원, 3인분에다가 소주 2병이면 2만4천원. 얼마나 싸요. 서민의 음식 아인교." 곱창은 연탄불의 향이 배어들어 구수하다. 연탄불 위에서 곱창 익는 소리가 튀고, 곱창도 때로는 튀어 저 혼자서 양념장에 뛰어든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51:54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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