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은하식당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동구 범일동 1371-1 전화번호 --
등록일 11-12-15 평점/조회수 3 /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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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골 잔칫집에 온 느낌이 이럴까. 따로 온 손님들끼리 서로 인사도 하고, 정신없이 바쁘니 서빙도 거들어준다.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인지 헷갈린다. 거의 다 정식을 시키고 얌전하게 앉아 처분만 바란다.

그날그날 국 종류만 바꿔 나오는 식이란다. 정식에는 된장찌개, 북엇국, 갈치구이, 배추김치, 물김치, 상추, 파전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이날 유독 바빠 평소보다 반찬 1~2개가 빠졌단다.

찹쌀이 많이 든 밥은 쫀득쫀득 차졌다. 겉절이는 그때그때 새로 버무려 숨을 쉬는 듯 신선했고, 갈치는 살짝 양념을 뿌려서 구웠다. 특별한 맛도 아닌데 밥과 김치를 추가로 시켜서 다 먹고 나왔다. 이게 4천 원이다!

며칠 뒤 저녁 시간에 한 번 더 갔다. 오늘은 뭐가 나올까 궁금해졌다. 메뉴에 없는 갈치탕이 나왔다. 산초가루와 방아 잎이 든 갈치탕은 아주 시원했다. 추어탕도 당연히 맛있을 것 같다. 동행한 단골손님이 살짝 귀띔했다. "이전에는 주로 갈칫국이 나왔다. 오늘은 갈치 선도가 조금 떨어져 걱정을 하더니 갈치탕을 한 모양이다." 요리에는 이렇게 순발력이 필요하다. 반찬은 먼젓번과 조금 달라졌지만 하나같이 맛이 있다. 특히나 금방 담근 배추김치는 입에 짝짝 붙는다. 김치 하나만 가지고도 밥 한 공기가 거뜬하겠다. 파김치에는 젓국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이게 쉽지 않은 맛인데….

전남 광양이 고향인 황복순 대표는 "우리 집 음식은 조미료가 안 들어가 맛이 안 난다. 떡볶이집 하던 사람이 무슨 솜씨가 있겠냐"고 말한다. 무슨 겸손의 말씀. 엄마가 해주는 거부할 수 없는 맛이 숨었다. 다른 손님이 주문한 두루치기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 맛있겠다. 조금 얻어먹은 두루치기는 술안주로 정말 좋았겠다.

따지자면, 이 집 음식의 특색은 젓갈에 있는 것 같다. 황 대표는 "봄이 되면 젓갈을 담고, 그 젓갈로 김치를 담고, 젓국을 다시 끓여 나물을 무친다"고 말한다. 자신이 반듯하게 살아야 자식들이 반듯하게 큰다고 말할 때는 옆 사람까지 숙연해졌다. 항상 같은 손님이어서 질리지 않도록 신경 써서 음식을 낸단다. 아무리 싼 밥집이라도 저녁에는 예약 좀 하고 오라고 타박이다.

정식 4천 원, 추어탕·동태탕 5천 원, 두루치기 1만 원. 오전 9시∼오후 7시 30분. 일요일 휴무. 부산 동구 범일동 1371의 1. 범일성당(데레사여고 아래) 정문 앞. 051-645-9990.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5:54:11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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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겠네요 ㅎㅎ

중복체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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