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옛날팥빙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1동 1270-1 전화번호 --
등록일 12-06-05 평점/조회수 3 / 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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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뿔싸! 이를 어쩐다?' 이번 주 맛집을 발견하고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다.

가격이 아주 저렴(2천 원)하고 맛도 좋다. 아직 언론에 소개된 적도 없다. 입소문을 타고 줄을 설 정도로 사람들에게 맛은 인정받았다. 주인의 요리 경력 역시 괜찮다. 맛집으로 소개하기에 손색이 없는데 한 가지가 맘에 걸린다. 바로 '계절 음식'이라는 점이다. 여름에 즐겨 먹는 팥빙수, 겨울에 즐겨 먹는 단팥죽이 이 집의 메뉴이다.

쌀랑해진 날씨, 이 집을 소개하는 것이 맞나 한참 망설였다. 그러다 밤바람이 찬 저녁에도 이 집 팥빙수를 먹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에게서 해답을 얻었다. 맛난 음식은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

해운대 이마트 야외주차장에서 로데오 아울렛 쪽으로 걸어 가면 '옛날 팥빙수'라고 적힌 입간판이 작게 서 있다. 정식 간판도 없다. 가게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에 주인이 씩 웃는다.

"소개할 것도 없다는데 뭐하러 찾아오셨어요?" 기자의 인사에 부끄러워하는 강연화 사장. 시작한 지 넉 달째. 몰려드는 손님 덕분에 지난 넉 달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3~15시간씩 팥빙수와 단팥죽을 만들었다. 강 사장이 일일이 팥을 삶고 빙수에 올라가는 사과 고명을 만든다.

이 집의 팥빙수는 맛이 굉장히 깔끔하다. 얼음과 팥, 조린 사과와 우유가 전부이다. "팥이라는 재료에서 맛을 찾아야죠. 팥빙수나 단팥죽은 젤리나 과자, 떡 같은 것이 아니라 팥의 맛으로 승부를 내야죠."

강 사장은 팥을 삶는 시간과 간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너무 달아도 안 되고 싱거워도 안 되며 너무 물러져도 안 된단다. 고명으로 올리는 사과 역시 씹을 때 식감이 살아 있을 정도로 졸여야 한다. 이 집의 팥빙수나 단팥죽이 달지도 싱겁지도 않고 것이 예사롭지 않은 솜씨임을 알 수 있다.


알고 보니 강 사장의 요리 이력이 만만치 않다. 정통 조리사 출신으로 일식당의 주방장으로 활약했고 시내에서 고깃집을 몇 년간이나 운영하기도 했다.

"몸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장사는 되는 편인데 제 몸이 힘들다 보니 즐겁게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조리부터 가게 운영, 직원 관리까지 해야 하는데 지쳤어요. 그래서 나 혼자 작게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이 집을 열게 되었네요."

강 사장의 '음식 내공'이 합쳐진 덕에 이 집의 팥빙수와 단팥죽은 깊은 맛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찹쌀가루와 찹쌀떡이 들어간 단팥죽은 식사 대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신시가지 넘어가는 고가도로 밑. 070-8920-3154.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16:18:21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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